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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03 BTL 기숙사
  2. 2008.12.03 Waiting
  3. 2008.12.03 올드보이
  4. 2008.12.03 의학
  5. 2008.11.20 졸기 2
  6. 2008.11.14 생체이식
  7. 2008.11.14 Spending time
  8. 2008.11.07 NSAIDs
  9. 2008.11.07 베토벤 2
  10. 2008.11.03 잊어버리기 1

BTL 기숙사

2008. 12. 3. 22:24 | Posted by 속눈썹맨

시설도 깔끔하고 뭔가 예전보다는 cool한 기숙사인 것 같다.

복도에 커다란 공용냉장고도 있다.
음식을 훔쳐 먹는 사람들이 있다는 데, 설사약이라는 덫을 놓으면 된다는 아이디어.

하지만 KAIST 기숙사와 달리 여전히 통금벌점은 있네.
1층에 있는 가게들도 상당히 괜찮다. 필요한 건 하나씩 다 있고 맥주집도 있으니까. 커피점, 핫도그 가게, 알파문구, 세탁소는 내가 사는 아파트보다 편리하잖아.
물론 연말에 방을 비워야하는 단점도 있지만, 학기 시작이 아닌 중간에 어느 달이든 들어가서 1개월씩 기숙사비를 낼 수 있는 점도 좋다.

@ 나도 가끔 기숙사를 들러서 필요한 물건을 사야 될 것도 같아. 저렴한 양복 셔츠 세탁 서비스도 이용하고.


Waiting

2008. 12. 3. 22:23 | Posted by 속눈썹맨

말하자면 나는 기다리는 것에도 전문가인 셈이다.
학부 때 OR개론(산업공학과목)이랑 OS(운영체제)를 들었으니까.
추상적인 분야라서 내 인생에도 충분히 이용이 가능하다.

내 자신은 과연 얼마나 무언가를 기다리는 가?
지하철을 기다리고, 시험 결과를 기다리고, 교수님의 승락을 기다리고, 환자들이 오기를 기다리기도 해야 된다.

기약이 있는 기다림인가? 없는 기다림인가? (Predictability)
내 차례가 온 것을 알 수 있는 가? (Notice)
내 차례가 그냥 지나가버리지는 않는가? (Preemptive)
다음 기회가 또 있는 가? (one time or many time)

결국 기다림은 기회에 관한 것이네.
그것들을 잘 활용한다면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을 수 있다.
때로는 떡밥만 잘 던지고 기다리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어도 기회는 알아서 온다.

올드보이

2008. 12. 3. 20:28 | Posted by 속눈썹맨

영화 올드보이에서는 인상적인 장면이 많다.
그 중에 하나는 주인공이 골방에 갇혀서 지난 평생 동안 자신이 한 잘못을 모두 반성하면서 노트에 하나씩 적어가는 게 나오는 데, 과연 그게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게 양이 많다.

그런데 말이지, 사실 우리도 그것과 유사한 체험을 대부분 했다.
수능이나 MEET/DEET 같은 시험을 보면 정말로 자신이 평생동안 배운 것을 복습한다. 물론 직접적인 시험 준비나 모의고사를 보고 최종 정리를 하는 것들은 1년 ~ 1개월 정도의 기간이면 되기는 하지만, 평생 열심히 살면서 지식들을 쌓아두지 않았으면 그게 1년이라는 시간이 더 있다고 되지는 않는다.
물론 집중적으로 가르친다면 초~고 12년 과정을 5~6년만에 가르칠 수도 있지만 어떻게 해도 1~2년에는 안되니..

의학

2008. 12. 3. 20:28 | Posted by 속눈썹맨

이제 학교 들어온지 8개월째인데, 온갖 잡동사니들을 외우는 것은 거의 카오스에 가깝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정말 흥미롭다.
인간을 살리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모든 시도를 다 한다.
살릴 수 없다면 하루라도 더 살게 하고, 단 5분이라도 더 살게 하려고 수혈을 하고 신체의 질량보다 수십배나 많은 양의 수액을 집어넣고 빼기를 반복하기도 하고, 괴상한 도구들도 사용하고, 일반적으로 문화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것들도 많이하는 것 같다.
예를 들자면, 다른 사람의 옷을 찟는 건 대부분의 상황에서 이해가 안되지만, 응급실에서는 환자가 척추에 부상을 당했을 우려가 있다면 옷을 그냥 잘라낸다.
약들도 괴상한 것들 투성이다. 플라세보보다 효과가 나쁜 약도 있고, 너무 위험해서 한 가지 질환을 치료하는 대신 다른 질환을 가져오는 것들도 수두룩하다. 일단 급한 것부터 막고 다음에는 그것을 또 막고 환자가 나아서 병원을 나가거나 더 이상 해결책이 없을 때까지.
숨이 막힌 사람에게 이것저것 해봐도 안되면 결국은 목에 새로운 구멍을 뚫는 건 TV에서도 많이 나오잖아.
아직 치아 발치 하는 방법도 살짝 소개만 듣고 해보지 않았는 데, 도무지 쓰임새를 상상할 수도 없는 물건들을 가지고 어떻게 발치를 하는 지 궁금하다.

물론 내가 임상에서 조그만한 클리닉을 운영한다면 표준화된 매우 제한적인 것들만 하겠지만, 의학을 연구하는 사람은 정말로 온갖 방식을 다 시도하게 된다고.

'Jack ass' 같은 엽기적인 스턴트 영화에서 항상 말하는 "Don't try at home." 같은 대사는 의학에서도 항상 어울린다. 울 엄마라면 자식에게 절대 시키지 않고, 먹이지 않을 위험한 약들로 사람을 구할때도 있지만 의료진들은 훈련이 잘 되어 있고 통계적으로 그들의 행동은 그냥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효과가 있다.

매우 발달한 과학기술은 마법과 구별이 안된다는 말처럼 의학도 너무 복잡하고 설명이 자질구레하거나 아직 정확한 설명이 없는 것들이 많아서 그런 것들은 그냥 종교적으로 받아들이고 시술을 할 수 밖에 없다. 

졸기

2008. 11. 20. 20:28 | Posted by 속눈썹맨

옛날보다 조는 방법이 더 편안해진 것 같다.
예전에는 졸면 더 피곤하고, 침도 흘리고, 목이 굉장히 아팠는 데, 요즘은 그냥 깬 것도 아니고 잔 것도 아니게 백일몽 상태에서 오락가락한다.
마치 약리학 항생제 구조식을 보면서 혼자 테트리스 블럭을 생각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내가 지금 졸고 있는 지, 수업을 잘 듣고 있는 지 조차 애매하다.
가끔 수업에서 못 알아듣는 표현이 나올때도, 내가 반수면상태라서 머리가 안 돌아가는 건지, 지식의 부족으로 모르는 건지 구별이 안된다.

나는 수업을 그래도 무의식 중이라도 듣고 있다고 생각했는 데,
옆에 앉은 JSW군이 내 목덜미를 잡고 어깨를 아주 세게 눌러서 깜짝 놀랐다.
JSW군의 마사지는 아프기로 유명한데, 특히 나처럼 근육이 뭉친 사람은 엄청 아프다. T.T

생체이식

2008. 11. 14. 00:33 | Posted by 속눈썹맨

예상한 바는 아니었지만, 치과의사는 생체이식 전문가이기도 하네.
보철이라는 게 결국 인공적인 신체니까. 안경보다도 훨씬 몸에 tight하게 붓고 소재에 따라 면역 반응도 꽤 심하다.
그리고 임플란트를 하게 되면 뼈가 부족할때, 자가이식도 해줘야 된다.
그럼 내가 전자추적 장치를 팔, 다리에 박는 의사가 될수도 있는 거네?
팔, 다리가 내 전문 분야는 아니니 그냥 치아에 박아버려?

교정 장치처럼 치아에 본드로 sensor를 몇개 붙여서 턱의 움직임을 3차원으로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루나 한 달쯤 모니터링해서 이갈이, 부정교합, 틀니 제작에도 사용할 수 있을까?
지금처럼 Impression뜨고 하는 것보다 더 동적이지 않을까?
1학년 때 생각하는 얘기들은 언제나 뜬구름 잡기고 사실은 기존에 나와있는 효과적인 방법들은 1학년이 생각하기보다 훨씬 정밀하고 섬세하고 저렴한 게 대부분이다. 그래도 상상의 나래는 나쁘지 않다고.

아무튼 내 과거의 전공을 살리려면 bionic, chemical, mechanical한 치의학보다는 electonic, infomatic한 것들이 더 추가되야 하지 않냐고.

다시 생체이식으로 돌아와서..
왜 조직(tissue)에 따라서 생체적합성 판단법이 다른 걸까?
혈액은 ABO만 맞으면 되고, 심장도 사이즈랑 ABO만 맞으면 되는 데, 골수나 피부는 MHC도 맞아야 된다잖아. 아직 이식 불가능한 조직도 많이있고. 뭐 면역뿐만 아니라 상처의 치유나 신경, 근육의 연결 문제도 있고, 뇌 같은 경우는 복잡성과 자아의 문제도 있지만.

치아를 재생하는 방법은 뭐가 있지?
음. 그 자리에서 다시 그대로 자라나면 좋겠지만 그게 안되면, 미리 어렸을 때(6세 이전, 혹은 태아 때) 과잉치를 유발시켜서 자신의 신체 어딘가에 Save해두는 건 어떨까?
제대혈 보관은행이 있듯, 과잉치를 자신의 뼈 어딘가에 보관하든지, 과잉치를 미리 발치해서, 과잉치 보관은행에 넣어둬서 비상시에 쓰는 건 어떨까?
매복 사랑니 같은 걸 몇 개 더 만들어서 어딘가에 save. 턱이 좁다면 다리뼈나 골반뼈에 save하면 안될까?

Spending time

2008. 11. 14. 00:33 | Posted by 속눈썹맨

시간이 바로 삶이니까. 인생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내느냐는 참 중요하다.
솔직히 치대에 온 건 그리 인생을 효과적으로 보내는 데 도움은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기약없이.
아무튼 기왕 기다리고 지루한 인생인거, 뭔가 해야지.
그래서 노트북을 항상 들고 다닌다.

수업시간에 가끔은 교수님과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기도 한다.
가쉽스럽게 말한 내용이 출처가 어딘지 찾아보기도 하고,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되는 교과서 구석이 있는 단어도 찾아보고,
더 좋은 자료가 있는 지도 찾아보고..
내 자신이 얼마나 어떤 자료를 빨리 찾는지도 테스트하고.

오늘 신문에 뭐 새로운 기사는 없는 지도 체크.
근데 갈수록 신문이 재미없다.
회사 다닐때는 흥미있는 기사가 더 많았던 것 같은 데, 학생으로 돌아오니 사회와 멀어져 현실감을 잃어가는 걸까?

학우들은 점점 수다가 늘고, 테니스도 더 치고, 소설책 구매율이 증가하고, 노트북도 점점 더 사고, 전산실 출입도 늘어나는 것 같다. 

NSAIDs

2008. 11. 7. 07:34 | Posted by 속눈썹맨

이름도 친숙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아스피린, 타이레놀, 이부프로펜 등.
박카스 사 마시듯 심심하면 먹고 있다.

이번 주 약리학 수업의 주제도 이거.
진통제 사먹으면서 설명서까지 꼼꼼히 읽고 있으면 편집증이라는 소리 들었을 텐데, 이제는 이런거 처방해 주는 것도 내 직업이니까 지겨울때까지 읽고 또 읽어야 한다.
그래서 약리학 수업 4시간동안 20번 정도 반복해서 내용을 들은 것 같다.;;
교수님들도 대단하시다. 교과서 내용을 한 글자도 안 빼고 꼼꼼히 읽어주신다. 고등학교 국어, 영어시간처럼 가만히 앉아있어도 저절로 반복이 된다. 가끔 목이 아프시면 학생들에게 독해를 시키기도 하니.
DEET 때부터 중요하다고 유기화학, 생리학 교과서에 등장하더니, 여기서도 생리학, 생화학, 약리학에 계속 나오고 있다.

닭 모이주듯 매일매일 사용할 진통제, 소화제, 항생제, 국소마취제, 수렴제...
Opioid를 공부하면서 함께 배우는 마약쟁이 판별법까지 덤으로.

졸업할 때까지 계속 듣고, 평생 처방하면서 또 말하고 듣고 하면 Dr.House가 바이코딘 약이 가득한 욕조에서 목욕을 하는 포스터 사진과 비슷한 기분이 들지 않을까?

베토벤

2008. 11. 7. 07:34 | Posted by 속눈썹맨

파마를 한 뒤로 별명이 '베토벤', '강마에', '음악가'가 됐다.
전부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때문이겠지.
그냥 '아줌마' 같은 별명을 지어줄 수도 있었을 텐데, 내 주변 사람들은 참 친절한 것 같다.

파마 머리는 참 여러가지로 재미가 있다. 머리가 계속 길어도 관리가 편하고 머리를 감으나 안 감으나 사람들이 비슷하게 본단다.
머리가 길어지니 아침에 세팅하는 것에 따라 모양이 다양하게 나오기도 한다.
뭐 그렇다고 내가 세팅에 신경쓸리는 없고 대충하고 다니지만;

치학제 때 주점 주방에서 일할때도 앞치마가 썩 어울린다는 것도 그런게 아닐까?

잊어버리기

2008. 11. 3. 22:08 | Posted by 속눈썹맨
옛날보다 잘 잊어버리는 인생을 살고 있다.
왜 그렇게 살게 된거냐고?
다양한 원인이 있는 것 같다.
. 암기해야 하는 정보의 양이 너무 많아서 시험보고 까먹어줘야 다른 걸 더 기억함.
. 새 전공을 골랐으므로 새 자아를 가져야 함.
. 감정이 오래 남으면 사회생활이 힘든 곳에서 살고 있음. 은혜는 은혜로 갚고, 원수는 내 잘못이면 사과하고 아니면 얼른 잊어버려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