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학교 들어온지 8개월째인데, 온갖 잡동사니들을 외우는 것은 거의 카오스에 가깝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정말 흥미롭다.
인간을 살리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모든 시도를 다 한다.
살릴 수 없다면 하루라도 더 살게 하고, 단 5분이라도 더 살게 하려고 수혈을 하고 신체의 질량보다 수십배나 많은 양의 수액을 집어넣고 빼기를 반복하기도 하고, 괴상한 도구들도 사용하고, 일반적으로 문화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것들도 많이하는 것 같다.
예를 들자면, 다른 사람의 옷을 찟는 건 대부분의 상황에서 이해가 안되지만, 응급실에서는 환자가 척추에 부상을 당했을 우려가 있다면 옷을 그냥 잘라낸다.
약들도 괴상한 것들 투성이다. 플라세보보다 효과가 나쁜 약도 있고, 너무 위험해서 한 가지 질환을 치료하는 대신 다른 질환을 가져오는 것들도 수두룩하다. 일단 급한 것부터 막고 다음에는 그것을 또 막고 환자가 나아서 병원을 나가거나 더 이상 해결책이 없을 때까지.
숨이 막힌 사람에게 이것저것 해봐도 안되면 결국은 목에 새로운 구멍을 뚫는 건 TV에서도 많이 나오잖아.
아직 치아 발치 하는 방법도 살짝 소개만 듣고 해보지 않았는 데, 도무지 쓰임새를 상상할 수도 없는 물건들을 가지고 어떻게 발치를 하는 지 궁금하다.
물론 내가 임상에서 조그만한 클리닉을 운영한다면 표준화된 매우 제한적인 것들만 하겠지만, 의학을 연구하는 사람은 정말로 온갖 방식을 다 시도하게 된다고.
'Jack ass' 같은 엽기적인 스턴트 영화에서 항상 말하는 "Don't try at home." 같은 대사는 의학에서도 항상 어울린다. 울 엄마라면 자식에게 절대 시키지 않고, 먹이지 않을 위험한 약들로 사람을 구할때도 있지만 의료진들은 훈련이 잘 되어 있고 통계적으로 그들의 행동은 그냥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효과가 있다.
매우 발달한 과학기술은 마법과 구별이 안된다는 말처럼 의학도 너무 복잡하고 설명이 자질구레하거나 아직 정확한 설명이 없는 것들이 많아서 그런 것들은 그냥 종교적으로 받아들이고 시술을 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