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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쟁이'에 해당되는 글 4403

  1. 2003.10.05 이야기 할아버지, 할머니.
  2. 2003.10.05 미끄럼틀
  3. 2003.10.05 관찰 or 감상
  4. 2003.10.05 신화 1
  5. 2003.10.04 먼길 떠나는 사람. 1
  6. 2003.10.04 세상 구경
  7. 2003.10.04 암기 or die
  8. 2003.10.04 낮잠
  9. 2003.10.04 칼과 칼집
  10. 2003.10.02 사고의 인플레이션(inflation of thinking)

이야기 할아버지, 할머니.

2003. 10. 5. 02:50 | Posted by 속눈썹맨
  EBS 같은 프로를 보면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 손녀들이 조르면

  옛날 얘기를 해주곤 한다.

  그래서 어린 현성이도 세상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옛날 얘기를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 데.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한 번도 옛날 동화를 이야기 해주신 적이 없다.

  일제 시대 배고팠던 얘기만 몇 개 해주셨지.

  호랑이가 담배를 핀다거나 여우가 둔감하거나 그런 얘기는 하나도 없었다.

  뭐 내 나름대로 상상했던 이야기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시골에서는 벽이나 문이 얇고 나무, 풀도 많아서 곤충, 동물도 많이 사니까

  밤에 자다가 깨보면 새소리 곤충소리들이 들린다.

  그리고 유난히 차갑고 상쾌한 바람이 불면 더욱 상상과 회상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불 꺼진 방안에서 1시간 마다 울리는 자명종과 벽에 붙어있는 커다란 사진들의 희미한 모습도 그렇다.

  천장의 모습도 도시의 천장처럼 완벽한 네모는 아니다. 약간 굴곡이 있고 각도 날카롭지 않고 투박하다.

  오줌 마려운데 나갔다가 옛날 이야기 주인공들을 만나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무서울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 난 나중에 할아버지 되면 옛날 이야기 많이 해줘야지.

미끄럼틀

2003. 10. 5. 02:40 | Posted by 속눈썹맨
  어렸을 적 내가 살던 동네 놀이터에는 큰 미끄럼틀이 있었다.

  뭐 내가 꼬마였으니까 커 보였을 수도 있지만.

  지금 생각해도 그건 정말 컸다.

  보통 아파트 놀이터에 있는 미끄럼틀이 2~3미터 쯤 되었다면

  그 미끄럼틀은 그것보다 3~5배는 컸다.

  올라가는 데도 한 참 걸렸고 내려올 때도 그랬다.

  쇠로 만든 건 아니고 전부 돌로 되어 있었는 데.

  2줄이었다. 작은 꼬마들은 한 줄에 2명씩 타고 내려오기도 했다.

  여자애들은 더 신기한 묘기들을 보여 줬는 데.

  둘이 손을 잡고 내려온다거나. 한 사람이 다른 사람 무릎 위에 앉는 다거나.

  이상한 요가 자세로 두 명이 내려온다거나.

  아무튼 무지 신기했다;;

  그 때 가장 큰 도전 과제는 계단이 아닌 미끄러운 쪽으로 위로 올라가는 거였다.

  나도 시도를 했었던 거 같은 데. 아마 성공하는 데 몇 달은 걸렸던 것 같다.

  체력과 용기가 필요했던 것 같다. ㅋㅋ

관찰 or 감상

2003. 10. 5. 02:35 | Posted by 속눈썹맨

  방안에 가만히 있어도 관찰은 할 수가 있다.

  매우 백수적인 일이기는 하지만 흥미로운 것들이 많다.

  천장과 사방을 두르고 있는 벽지일 수도 있고 의자나 책상일 수도 있다.

  내가 6살 때부터 했었던 관찰 중엔 지금 생각해도 참 신기한게 있다.

  눈을 감는 다.

  눈을 감는 다고 해서 모두 검은 색이 세상을 덮고 있지는 않다.

  센 빛이 있다면 붉은 색으로 보일 것이고 약한 빛이라면 푸른 색 비슷하게 보인다.

  손으로 빛을 가리거나 불을 모두 끈다고 해도 완전히 검은 색이지는 않다.

  내 생각에는 시신경에 남아있는 전기적 노이즈나 잔상인 것 같은 데.

  아무튼 눈을 감고 감상을 하면 신기한 무늬들을 볼 수 있다.

  검은 색 바탕에 아주 가늘고 계속 바뀌는 네온사인 or 철사 같은 뼈대로 뭔가가 보인다.

  하늘의 구름을 관찰하는 것과 비슷하다. 내가 의미를 부여하면 그 모양이 나오는 것이다.

  난 거기서 주로 동굴을 발견하곤 햇는 데.

  그럼 그 때부터 동굴을 탐험하기 시작한다. 동굴에 아무 것도 없는 데.

  계속 오른쪽, 왼쪽 혹은 위 아래로 구부러진 동굴을 따라간다.

  눈을 굴리면서..

  어느 순간 동굴의 바닥에 도착하고 수 많은 괴물들이 날 기다리고 있는 듯 하다.

  지옥의 바닥을 발견 한 것 처럼...


  또 다른 것도 하나 있다.

  눈(eye) 위에 떠 있는 먼지를 보는 것이다. 어디서든 할 수 있지만 배경이 아주 훤하고 단색인 곳이 좋

  다.

  먼지 이외의 시야의 모든 것들을 배경으로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잡고 보면 좋다.

  매우 가늘고 희미한데. 빛의 간섭 현상을 통해 우리는 먼지의 형상을 볼 수 있다.

  부드럽고 작고 아주 희미한 먼지들.

신화

2003. 10. 5. 02:06 | Posted by 속눈썹맨
  로마의 건국 신화에서 로물루스는 동생과 함께 늑대 젖을 먹고 자란다.

  현대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신화인데

  과연 그 시대 사람들 중 몇 명이나 이 신화를 알고 있었을 까?

  자신들이 신화적인 시대에 살고 있었다는 걸 알았을 까?


  어쩌면 우리도 3,000년 쯤 뒤에는 신화적 시대를 살았던 사람이 되있을 꺼다.

  어쩌면 옆집에 사는 꼬마가 3,000년 뒤 세상에서 3,000년 전의 가장 위대한 영웅으로

  추앙 받게 될 지도 모르겠다.

  동네 강아지 한 마리가 3,000년 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제국의 신성한 동물로 모셔져 있을 지도.



  100만년 뒤 인류가 우리를 보고 놀랄지도 모르겠다. 그들이 우리를 기억해 주는 만큼 우리도

  그들이 있는 미래를 생각하고 꿈꾸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다면...


  @@ 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

먼길 떠나는 사람.

2003. 10. 4. 22:33 | Posted by 속눈썹맨
  친구와 MSN에서 대화를 했다.

  내가 대화 마치면서 "행복하게 잘 있어."

  그랬더니.

  먼 길 떠나는 사람 같단다.

  음. 그래 난 먼 길 가는 사람이다.

  이제 21년 여행했는 데. 앞으로 100년 정도는 더 돌아다닐 것 같다.

  다른 사람이 안 가본 길도 가보고 새로운 것도 보고 다른 여행자들을 만나면

  서로 자기가 본 신기하고 새로운 것들을 가르쳐 주기도 해야지.

  @@ 이 곳은 낯선 곳이다. 예전에 한 번도 와보지 못하고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미래니까. 두려운 만큼 신기한 곳이다. 두렵지 않다면 신기할 수도 없고
         신기하지 않다면 두렵지도 않다.

세상 구경

2003. 10. 4. 20:47 | Posted by 속눈썹맨
  우울했다가

  친구랑 말하다 보니 풀렸다.

  3일 연휴인데. 너무 집에 박혀 있는 것 같다.

  내일은 어디라도 가봐야겠다.

  혼자 돌아다니는 걸 해봐야지.

  지하철 지도 보면서 찾아야 겠다. 어디가 좋은 지.

  항상 혼자이면서도 혼자인게 익숙하지 못해서 혼자 걸으면 빨리 걷게 되는 데.

  천천히 세상 구경하는 법을 배워야 겠다.

  

암기 or die

2003. 10. 4. 20:31 | Posted by 속눈썹맨
  이 한 인간. 외우는 거 무진장 싫어하는 데.

  대학도 들어가고 운전면허도 따고 취직도 한 것보면 참 신기하다.

  전화번호보다 긴 걸 누구 앞에서 외우려고 하면 현기증나고 숨막혀서 못 하는 사람이다.


  국어시간 시도 안 외우고

  음악시간 노래 가사도 안 외우고

  영어 단어, 문법도 그냥 맞고 말지 버틴 것 같다.


  인생에 외워본 것 중에 제일 긴게 구구단 같은 데.

  운이 좋았나보다.

  정권 교체되서 국민 교육헌장도 안 외워도 됐고 학교 시험 문제도 대게 객관식이었고

  암기과목, 예체능과목 못했지만 고등학교, 대학입시에 별 비중없었고.


  @@ 내가 걱정하는 것보다 난 훨씬 운 좋은 녀석 인 것 같다. ^.^

낮잠

2003. 10. 4. 19:53 | Posted by 속눈썹맨
  지루하고 심심해서 낮잠 잤다.

  생활 리듬이 깨져버린 것 같다.

  머리도 멍하고 배고픈데 속이 안 좋아서 먹지는 못할 것 같고..

  계속 하품나오는 데 눕기 싫다.

  공황(panic)상태인가보다.

칼과 칼집

2003. 10. 4. 00:09 | Posted by 속눈썹맨
  사람들이 나보고 날카롭단다.

  칼처럼...

  세상 좋은 검들은 다 칼집이 있다.

  칼집이 없는 칼은 쉽게 망가지니까.

  나도 날카로운 칼이니까 칼집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칼을 보호해주고 칼을 지닌 주인이 다치지 않게 해주는 칼집.

  날카로운 만큼 아무때나 쓰면 금방 무뎌지니까.

  

사고의 인플레이션(inflation of thinking)

2003. 10. 2. 00:25 | Posted by 속눈썹맨
  아침에 꿈에서 깨어난다.

  꿈에서 연장된 것인지 어디서 온 것인지 모를 생각 하나를 시작한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단계 피라미드 사기처럼 여러개를 끌어오기 시작한다.

  나중에 들어온 게 앞에 있는 걸 밀어내고 물고오다보면 중복된 사고를 다시 하게 되기도 한다.

  인구 폭등으로 미쳐버린 쥐 떼처럼 서로 짜증내고 땅 끝을 만날 때까지 끝없이 뛰어간다.

  땅 위의 모든 것을 황폐화시키는 메뚜기 떼처럼 내 정신을 황폐화 시켜버린다.

  지나간 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무한히 갉아먹으면서 끝없이 번식하고 이동한다.

  사고의 늪에 빠져들어 헤어나올 수가 없다.

  사고의 홍수를 만나 숨이 차오른다.

  사고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린다.

  결국 감당이 안되서 안절부절하다가 잠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려면 생각이 자라나는 속도만큼 빠르게 가지치기(솎아내기)를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