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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쟁이'에 해당되는 글 4403

  1. 2003.10.29 내방네방 3편
  2. 2003.10.29 로마인 이야기 11권 1
  3. 2003.10.26 별바라기 관측회 3
  4. 2003.10.23 외삼촌 생신
  5. 2003.10.22 학부생
  6. 2003.10.21 전화
  7. 2003.10.21 왜 사니? 3
  8. 2003.10.20 영화 시사회
  9. 2003.10.19 이삿짐 풀기 2
  10. 2003.10.19 남자들 - 대화

내방네방 3편

2003. 10. 29. 12:02 | Posted by 속눈썹맨
  이번 꺼는 제목이 두유빌리브포에버러브(Do you believe forever love?)인데

  series 중에 제일 웃기는 것 같다.

  CF 패러디도 하고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에 나오는 배두나 친구랑 영화 감독으로

  나오는 사람(진짜 감독인가?)이 주인공이다.

  영화 장면도 섞여 있다. 웃기는 CF를 몇 개 모아 놓은 기분이다.

  "사랑의 유효기간은 통조림보다 짧다."

  사랑이 짧은 건지. 통조림이 너무 긴건지...

  여주인공이 영원한 사랑을 고백하고 버림 받는 장면이나

  그 실연 이후에 영원한 사랑은 안 믿는 다는 설정도 좋은 것 같다.

로마인 이야기 11권

2003. 10. 29. 00:22 | Posted by 속눈썹맨
  로마인 이야기 11권을 읽는 중이다.

  생각해보니 내가 읽은 책 중에 가장 두꺼운 책이 로마인 이야기가 되버린 것 같다.

  태백산맥은 6권 쯤 읽다가 포기했고 삼국지는 6권짜리로 읽었고..

  열 권 넘는 분량은 로마인 이야기가 처음 인 것 같다.

  워낙 방대한 분량이라 내용이 다 머리에 들어오지는 않지만 로마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다.

  오리엔트(동방)에 살지만 서양의 이성적인 면을 동경하는 내가 봤을 때는 더욱 매력적이다.

  동양처럼 전제군주 한 명이 모두 지배하고 인간 목숨을 파리 목숨처럼 여기는 것이 아니라

  로마의 황제라도 법을 잘 지키고 잘 갖추어진 시스템에 따라 수 백년간 지속되는 제국은 참으로

  대단하다.

  그리고 신분제 사회이지만 경직되어 있지않고 노예의 아들에서 황제에 까지 오른 사람도 있다.

  황제도 세습되지 않고 인종으로 사람을 구분하지 않고 로마인이 되기를 원하면 모두 받아주는

  포용력은 참으로 대단하다.

  동방의 최대 국가인 중국의 역사처럼 무식하게 장성을 쌓아서 방어적으로 사는 게 아니라

  가도를 건설해서 능동적으로 움직인 점도 마음에 든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더 느끼는 건데

  우리 나라 사람들은 너무 정신력이나 리더의 카리스마에 의존하려고 한다.

  이런 분위기는 뛰어난 리더가 있을 때는 매우 뛰어난 조직이 되지만 리더가 없어지면

  순식간에 무너진다. 동양의 문제점이다. 오랫동안 조직을 유지해 나갈 수는 없다.

  반면 시스템을 잘 구축해 두면 리더가 두드러 지지도 않고 영웅도 없지만

  누가 리더가 되고 구성원이 누가 되던지 평균이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의 뛰어난 infrastructure도 마음에 든다.

  중국에서는 오랑캐를 막기 위해 장성을 쌓지만 사실 장성은 경제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

  반면 로마인들이 만든 군단 도시는 사람들이 사는 주거지도 되고

  가도는 물자의 수송을 안전하게 해서 상업, 경제를 발전시킨다.


  실력과 경험을 중시한 점도 마음에 든다. 중국의 경우에도 실력대로 사람을 등용하는 과거 제도가 있지만

   과거 제도는 한 번의 시험으로 관직에 오르는 것이기 때문에 경험이 전혀 반영될 수가 없다.

   경험보다는 책을 많이 읽고 암기하는 것으로 당락이 좌우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고시도 그렇고

   우리나라의 전체 시스템을 보면 경험을 중시하지 않는 다.

   과학 분야도 마찬가지로 이론은 풍부한데 실험은 전혀하지 않아서 막상 뭔가 시도하려면 되는 게 없다.
   (사실 시도 자체를 막기도 한다...)

   로마는 관직에 오르기 위해 경험. 특히 군사적인 경험을 중시하고 있다.

별바라기 관측회

2003. 10. 26. 16:42 | Posted by 속눈썹맨
  영월 별마로 천문대로 관측회를 다녀왔다.

  별을 보는 일은 항상 추위와 잠, 피로가 적당히 섞여 있다.

  3~4시간씩 차를 타고 가서 이 옷 저 옷 다 입고 별을 본다.

  밤새 별을 봐야지 설레이는 마음으로 산에 올라가면 엄청 많은 별들이 반짝거리고 있는 데

  볼 때마다 까먹는 별자리들을 성도에서 다시 찾아보고 기념 사진도 몇 장 찍고 하다보면

  자정 쯤 된다.

  점점 추워지고 별 보는 일보다 어떻게 하면 덜 춥게 버틸 수 있을 지만 생각나고

  컵라면 하나 끓여먹고 나면 더 얼른 산을 내려가고 싶기도 한다.

  다녀 올 때마다 정말 힘들다. 다음에는 안 가야지 하면서 또 간다.

  해가 뜨면 별은 지고 모두를 부시시한 눈을 뜨지도 못하고

  어떻게든 주섬주섬 펼쳐둔 카메라, 삼각대, 망원경, 돗자리 등.. 다 챙겨서

  가지고 내려온다.

  다음 날 하루 동안은 정신이 없다. 다들 코를 골면서 이불 속에 들어가 전 날 본 별과 유성들을

  꿈꾸면서 잔다.

  이렇게 고생고생해서 다녀온 관측회의 별들이 모여서 추억이 되고 두고두고 이야기거리가 된다.

  추억은 언제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승화되고

  고통을 잊어버린 친구들은 또 다시 별을 보러 산에 간다.

  ------------------

  이번에는 10명이 별을 보러 갔는 데. 03학번 후배 민구 1명 빼고는 다 아는 사람들이었다.

  뭐 항상 하는 햏자들의 언햏을 지껄이면서 농담을 하고

  군대 얘기, 학점 얘기. 항상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지난 번에 본 유성은 얼마나 멋있었는 지. 어느 산의 하늘에 별이 가장 많았는 지.

  나만 휴학생이고 모두 학교 다니는 친구들인데 다들 수동카메라와 삼각대도 하나씩 가져왔다.

  열심히 찍고 있는 데. 나만 빈둥대며 돌아다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도 알게 모르게 많이들 자신들의 길을 찾아가는 것 같았다.

  휴학하고 군대간 친구.

  휴학했다가 다시 복학한 친구.

  동아리 안 나오는 친구.

  교환학생으로 유럽, 일본에 간 친구.

  의대 편입 준비하는 친구.

  병역 특례간 친구.

  KAIST 서울 분원으로 오는 친구.

  대학원 가는 친구.

  결혼한 선배.

  여자 친구, 남자 친구가 생긴 후배.

  차를 산 친구..

외삼촌 생신

2003. 10. 23. 13:59 | Posted by 속눈썹맨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데. 큰 이모가 전화를 하셨다.

  저녁에 큰 외삼촌 댁에서 저녁이나 먹자고 하시더군.

  싱가폴에 사시는 작은 외삼촌이랑 사촌동생들도 온다길래 갔다.

  사촌동생들은 거의 갓난아기일 때 2~3번 보고 6살 때 한 번 봤는 데.

  그 때보다 많이 컸다. 벌써 4~5학년이란다. 녀석들 근데 날 못 알아봤다;;

  작았을 때는 귀여웠는 데. 클 수록 징그러워 지는 것 같기도 했다.
  (나 못 알아봤으니 괘씸해서 그런가 ㅋㅋ)

  그리고 외가에 있는 사촌동생들은 참 구분이 힘들다.

  생긴게 너무 똑같다. 큰 외삼촌 딸 2명도 그렇고 작은 외삼촌 아들 2명도 그렇다.

  같은 사람인데 얼굴만 살쪘거나 약간 갸름하게 보이거나,

  나이만 1~3살 차이나 보이는 정도로 보인다.


  외삼촌이 하시는 얘기는 의대 다니는 누나랑 얘기할 때는 인턴 경쟁률이나

  누가 의사고시 1등했네, 2등했네 이런거고

  나한테는 어디 신문 사설에나 나올 법한 걸 물어보신다.

  이라크 파병에 찬성하는 지. 기술이 세상을 버려놓는 지. 뭐 그런거..

  기득권층(의사)답게 조선일보 관점으로 답변해 주신다.  

  이모부는 회사 주식, 수익률이 요즘 얼마인지 이런거 물어보시고

  이모나 외숙모는 밥 잘 먹으라는 말이나 외모에 신경 좀 쓰라던지, 여자친구는 왜 없는 지. 뭐 이런거..


  외삼촌 댁은 저녁 먹으러 3번 갔는 데. 갔을 때마다 상이 으리으리하게 많이 차려져 있는 것 같았다.

  한정식집 같이 무슨 반찬도 엄청 많고 국그릇, 밥그릇, 반찬 그릇, 그냥 쓰는 그릇.

  뭐 개인이 쓰는 그릇도 많다. 너무 많으니까 항상 다 맛보지는 못한다.

  그러면서 외숙모는 항상 더 부잣집과 비교하면서 이렇게 말하신다.

  "있는 집들이 더해. 우리처럼 평범한 집은..."

학부생

2003. 10. 22. 00:04 | Posted by 속눈썹맨
  학부생이 공부 하는 건 학문이라고 하긴 부족하고
  (비록 내가 아직 학부 졸업도 못했지만 생각해 보자면...)

  그냥 전문용어에 익숙해지는 것 같다. 기초를 다지는 그런...

  일상생활에서 쓰는 용어가 될때까지 그냥 계속 친해져 나가는 단계

전화

2003. 10. 21. 23:21 | Posted by 속눈썹맨
  대학 다닐 때보다 요즘 더 집에 전화를 자주 한다.

  그냥 마음이 안정되지 않을 때면 집에 전화를 건다.

  고등학교, 대학교 때는 친구들한테 가서 혼자 떠들곤 했는 데

  지금은 그럴 친구들이 없어서 그런것 같다.

  어머니가 받으실 때는 힘들다는 얘기도 한다.

  하지만 아버지가 받으실 때는 그런 얘기 절대 안한다.

  아버지의 구호는 항상 '중단 없는 전진, 고민은 핑계'

  어머니는 내게 그냥 맘 편하게 살라고 하신다.

  '너에게 필요한 건 자신감. 뭐든 하고 싶은 거 하고 살렴, 그리고 제발 아프지 말아라 이 녀석아.'

왜 사니?

2003. 10. 21. 23:06 | Posted by 속눈썹맨
  결론 없는 세상의 문제들은 어제 고민했어도 해결이 안되고

  오늘 고민하고 어제 뭘 고민했었는 지. 까먹어서 다시 고민하고.

  고민은 이리 저리 해보지만 결국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지 보면

  고민하다가 배고파지면 밥 먹으려고 사는 거고

  일 안하면 잔소리 들으니까 그냥 프로그램짜고

  수영하면 근육이 이완되서 편하니까 계속 나가고

  아침에 안 일어나면 불안하니까 일어난다.


  예전 조선 시대 사람들처럼 마음의 수련을 먼저 했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이공계 학문의 가장 기초인 수학부터 공부 시작했으니까 기초는 잘 되있을 꺼라고 생각했는 데.

  마음이 흔들리니까 그것도 소용없는 것 같다.

  수학이 가장 바닥에 있는 돌인 줄 알았는 데. 내가 인간이라 그 밑에 마음이 있는 줄은 몰랐다.

  결국 대학 3년간은 헛 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뭐 그대로 두고 위에 계속 인생이라는 벽돌을 쌓아갈 수도 있겠지만

  내 자신 스스로가 불안해서 안되겠다. 무너져 버릴 것만 같다.

  좀 더 시간을 투자해서라도 아래에 돌을 더 놔야겠다.

  아무리 유명한 건축물이라고 해도 피사의 사탑 같은 인생이 되고 싶지는 않다.

  짓다만 피라미드가 내게는 더 편할꺼다.

영화 시사회

2003. 10. 20. 23:52 | Posted by 속눈썹맨
  요즘 공짜 영화 시사회 티켓이 잘 굴러 오는 것 같다.

  주말에는 "봄 날의 곰을 좋아하세요."를 봤고

  오늘은 우영이가 준 "identity"를 봤다.

  둘 다 일요일에 하는 스포일러 프로에서 내용을 조금 알고 봐버렸지만

  반전이 있다.

  봄날의 곰은 배두나랑 김남진 나오고 낭만적인 사랑 고백 그리고 곰탱이 배두나의 연기.

  CF감독이 만들어서 배두나가 분위기 잡고 나오는 장면도 많이 있다. 영상미가 뛰어 나다.

  identity는 스릴러인데, 사고, 살인도 나오고 약간 잔인한데. 뭐 마지막 반전을 보면

  사건들이 전부 정리될꺼다. 유주얼 서스펙트식 반전하고는 약간 다르다.

  하지만 보고 나면 정말 잘 만들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아주 멋지고 깔끔하다.

  대부분 영화를 보면 정리하느라 영화 끝나고 머리 아픈데. 이 영화는 쉽게 정리해준다.

  ---------------------

  영화 시사회들은 전부 표 1장으로 2명씩 보게 되있는 것 같다. 같이 갈 다른 사람이 없어서 룸메랑 다녀왔다.

  그리고 좀 허름하고 작은 영화관들은 시사회만 전문으로 수익을 올리는 것 같다.

  내가 본 영화 외에도 많은 영화를 그 영화관들에서 시사회라는 이름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영화비보다는 홍보 효과랑 팝콘 장사로 돈 벌려고 하는 듯...

이삿짐 풀기

2003. 10. 19. 12:30 | Posted by 속눈썹맨
  이사를 하게 되면 짐을 풀어야 한다.

  내가 포장한 상자이고 내가 쓰던 물건인데도 이삿짐 상자를 뜯는 일이 가끔은 설레기도 하다.

  잊어버렸던 물건을 다시 발견하기도 하고 물건의 새로운 쓰임새를 찾게 된다.

  또한 이삿짐 풀기는 가장 창의력이 발휘되는 시기이다.

  텅빈 사각형의 방에 내 물건을 어떻게 조화롭게 배치할 지 결정되는 순간이다.

  일단 물건을 그 위치에 놓게 되면 다음 이사 때까지 그 물건의 위치가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마지 건축 디자이너나 도시 계획처럼 혹은 블럭으로 레고 장난감을 쌓는 것처럼 물건이 하나씩 위치를

  찾아가게 된다.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이나 동선의 최소화, 3차원적 배치가 고려된다.


  또한 이삿짐 푸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을 알 수가 있다.

  상자를 깔끔하게 칼로 뜯는 사람. 한시라도 빨리 뜯기 위해 덤비는 사람.

  필요한 물건만 꺼내고 일단 살면서 천천히 정리하는 사람.

  이사 당일날 모든 상자의 모든 물건을 제 위치에 놓고 상자는 숨기는 사람.

  상자를 하나씩 뜯어 정리하고 다음 상자를 뜯는 사람.

  한 번에 모든 상자를 다 여는 사람.

  상자 없이 대충 한 팔에 이것저것 집어서 이사하는 사람.


@@ 이삿짐의 밀도에 따라 사람을 구분하고 룸메이트로 묶는 방법도 나쁘지 않아보인다.
       수면시간, 흡연 유무와 함께 고려하면 좋을 듯.

남자들 - 대화

2003. 10. 19. 12:21 | Posted by 속눈썹맨
  명절 때 친척들끼리 모였을 때. 남자들과 여자들이 대화하는 것을 보면...

  여자들은 아침에 머리빗을 때, 화장 고칠 때. 밥할 때. 밥 먹을 때. 뭐 언제든 서로의 얘기를 잘 한다.

  반면 남자들은 술 없이는 말을 못하는 것 같다.

  일단 술을 몇 잔 먹어야 말을 할 수 있게 되긴 하는 데.

  나중에는 술을 많이 먹어서 할 말을 잃어버리고 무슨 말 했는 지 잊어버리고 한 말 또 하다가 잠이 든다.

  그들은 힘이 세고 경쟁은 잘 하지만 대화에 약해서 협력도 잘 못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