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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징가Z 전용 격납고: 총 공사비용 72억 엔(약 720억 원), 총 공사기간 6년 5개월. 단, 적이 공격해왔을 경우는 공기에서 제외"

"은하철도 999 메가로폴리스 중앙역 은하 초특급열차 발착용 고가 철로: 총 공사비용 37억 엔(약 370억 원), 총 공사기간 3년 3개월. 단, 비용에서 토지세는 제외"

만화 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 일본의 한 건설회사의 직원들이 만든 입찰 의향서다.

주인공은 일본의 마에다(前田) 건설 회사 '판타지 영업부' 직원들. 이들은 근무 시간이 아닌 자신들의 개인 시간을 이용해 실제 건설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건설 기술들을 이용해 애니메이션 속의 건축물들을 설계하고 그 견적을 계산하여 '입찰 의향서'를 작성 '수주'를 기다리고 있다.

판타지 영업부의 중심인물인 이와사카 테루유키(岩坂照之, 36) 주임은 로봇을 테마로 건물 설계과정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면 일반인들이 건설업계에 흥미를 가질 것이라고 확신하고 직원 5명을 모아 '판타지 영업부'를 발족시켰다. 그동안 일본의 건설업계는 일반인들에게 담합 등으로 이미지가 좋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판타지 영업부'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마징가Z의 격납고'. 원작에서 마징가Z가 출동하는 장소는 후지산 기슭이기 때문에 지하수를 더럽히지 않는 굴착 공법을 사용했고 적의 공격을 막기 위해 지하구조물은 원자력 발전소의 외벽 건설 공법을 응용했다.

또 높이 18m, 무게 20톤의 마징가Z를 보다 안전하게 승강기에 올린 후 격납고의 천장을 효과적으로 열고 닫기 위해서는 고도의 유압장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이들은 히다치 조선, 쿠리모토 철공소 등의 외부 협력까지 얻어서 설계도를 완성시켰다.

이들의 설계에 따르면 마징가Z의 격납고를 만들기 위해서는 오수처리장 건설비, 토목공사, 기계 설비를 포함해 총 72억 엔이 필요하며 공사 기간은 '적의 침공 기간'을 제외하고 6년 5개월이 필요하다.

이들의 프로젝트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은 상당했다. '마징가Z 격납고 건설 계획'이 회사 홈페이지(http://www.maeda.co.jp/fantasy/project01/11_2.html)를 통해 공개되자 일본 네티즌들의 엄청난 관심과 격려가 쏟아졌다. 공개 초반에는 접속자 폭주로 수차례 홈페이지가 마비됐을 정도.

이들이 홈페이지에 올렸던 설계 과정들은 지난달 '마에다 건설 판타지 영업부 - 마징가Z 편'이라는 책으로도 발간됐다.

판타지 영업부는 현재 두 번째 프로젝트인 '은하철도 999 메가로폴리스 중앙역 은하 초특급 열차 발착용 고가 철로'의 설계를 마치고 세 번째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