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과에서는 별로 볼펜을 안 썼는 데, 그 후로 5년간 굉장히 볼펜을 많이 쓰게 됐다. 나는 악필이라 글씨를 쓸때 굉장히 힘을 준다. 좋지 않은 습관인데 쉽게 고칠 수는 없더라고.
그래서 물이 줄줄 흐르는 부드러운 싸인펜이나 힘을 주면 심이 들어가버리거나, 쉽게 부러지는 펜들은 사용할 수가 없다. 손도 싸구려라 그런지, 만년필 같은 것도 익숙하지 않고. - 마하펜이나 하이테크.
대학 때는 하이테크나 같은 디자인인데 훨씬 싸게 나온 펜을 많이 썼었다.
몇 년간 교보문고나 알파문구에서 골라서 맞는 펜을 찾았다. 두께는 가장 얇은 0.38mm펜으로 써야 되더라고. 그 중에서도 Xeno 사의 볼펜이 제일 손에 익네.
사실 그 회사 제품인지 알고 쓴 건 아니고, 여기저기서 사서 쓰고 보니 볼펜 바깥쪽에 그려진 캐릭터가 토끼이거나 없을 때가 있던데, 다 같은 회사더라고.
Beyond Style xeno 0.38 ball, R&D Japan이라고 적혀있다. 일제이긴한데 사실 가격은 400~500원 밖에 안한다.
글씨 쓰는 것도 편하지만 볼펜을 똑딱거리면서 누를때도 부드럽게 눌러진다.
같은 가격의 한국제품들을 써보는 데, 그다지 편하지가 않다. 같은 굵기인데, 마치 날카로운 송곳으로 종이를 긁는 듯한 느낌이 나더라고.
반대로 펜이 너무 굵으면 미끄러워서 글씨를 못 쓴다. BiC의 1.0mm 볼펜 같은 것들. 그 볼펜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데, 나는 기분에 따라서 맞을 때도 있고, 굉장히 느낌이 어색한 날이 있다.
차라리 비싼 펜이라면 어디서 파는 지 정해져있을 텐데. Xeno 펜은 찾기가 어렵다. 교보에는 있는 것 같고, 대학가의 큰 문구점에는 없는 듯. 그런데 교내 잡화점에는 있다. 하지만 멀어서 들를 시간도 없고, 너무 일찍 닫는 것 같다.
인터넷으로 20자루씩 주문할까? 그래야 배송비가 빠질듯.
작년 겨울에 미국 갔을 때도 미국인 치대생이 펜을 빌려달라길래 잠시 빌려줬더니 굉장히 맘에 든다고 하더라고.
나 말고 맘에 든다고 블로그에 적어둔 다른 사람도 있네.
http://blog.naver.com/jayyee?Redirect=Log&logNo=130098550859
@ 좋아하는 펜이 수십만원짜리 명품 만년필도 아니고, 이런 싼 제품이라는 게 웃기지만, 꼭 비싼 걸 좋아하고 자랑해야할 필요는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