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우연찮게도 집 구경을 많이 하고 있다. 작년에는 내 집에 사람을 초대하는 일이 엄청 많았는 데.
대학 때만 해도 말이지, 내 주변 사람들은 다 똑같은 크기의 기숙사에서 살았기 때문에 집구경을 해도 집 자체가 신기할 것은 없었다. 그보다는 책장에 무슨 책이 있는 지, 그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는 지가 더 중요했다.
요즘은 집을 구경하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 특히나 나이가 나보다 많고 결혼하신 분들. 결혼을 했으니 자본도 최소한 2배이고, 나이가 많으면 모아놓은 자산이 다르니까 좁은 기숙사 단칸방에서 살지는 않잖아. 멋진 가구와 쇼파, 테이블, 편리한 부엌, 집안에서도 누를 수 있는 엘리베이터 버튼, 철저한 보안 시스템, 방음, 단열 등.. 단란하고 화목한 분위기, 멋진 턱시도와 드레스, 한복 등을 차려입은 결혼 사진, 화려한 인테리어와 마감재. 벽면 가득한 대형 LCD 스크린. 자취생 방과는 비교할 수 없는 청결함.
하지만 책장에 무슨 책이 있는 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졌다. 왜냐면 치대생들은 다 똑같은 책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