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던 회사는 회의를 아주 많이 했다. 말단 사원도 하루에 회의가 한 개씩은 있고 팀장급만 되도 하루 종일 회의다.
그걸로도 부족해서 세미나도 매우 한, 두개씩 하고 스터디도 하고, 1년에 2번씩은 교외에 있는 리조트나 강당에 엔지니어들이 전부 모여서 세미나를 했다.
일하면서 자기개발도 하는 직장 얼마나 멋진가? 거기서 얼마나 배웠는 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브레인스토밍도 하고, 매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뉴스 클리핑도 읽고, 블로그도 떠돌면서 RSS라는 걸 어디서 줏어들었다.
엔지니어들 전부 모인 세미나에서 결국 연구소 소장님이 내게 RSS에 대해 발표를 시켰다. 뭐라도 미리 준비했으면 좋았을 텐데, 세미나 도중에 갑자기 내 이름 부르시더니 마이크를 넘기셨다. 이건 뭐 어리버리한 나한테 잘 알지도 못하는 내용을 시키셔서 복잡한 것도 아니고 30초 만에 설명이 끝났다. 그 후로 5분간 들어온 질문들은 하나도 대답할 수가 없었다.
"RSS는 $!#@$@!#랑 비슷한건가요?"
"글쎄요. 제가 $!#@$@!#는 잘 모르겠네요."
"Push 방식인가요?"
"잘 모르겠네요."
요즘 내가 사용하는 학습방법들과 습관들은 대부분 그 회사에서 배우거나 거기서 얻은 경험 때문인 것 같다. 그 뒤로 한동안 유명한 블로그나 친구들 블로그의 RSS를 열심히 등록해서 구독했는 데, 요즘은 귀찮아서 그냥 글을 안 읽는 것 같다. 그냥 나만의 세상에서 혼자 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