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osemite national park
Yosemite는 우리나라로 치면 지리산 같은 곳이다.
수려한 장관과 거대한 폭포들, 검은 색의 가파른 산들.
거대한 숲 속에는 곰, 사슴, mountain lion들(그냥 사자랑 뭐가 다른거지?)이 산다.
San Fransisco에서는 자동차로는 4시간, 버스로는 백만년이 걸린다.
Greyhound가 완전히 완행버스라서 1시간 반이나 늦게오고 중간 정거장마다 30분씩 쉬었다.
아침에 출발했지만 도착해서는 저녁.
. 브라질인
요세미티를 가는 길에는 브라질인을 만났다.
브라질인이라면 호나우딩요처럼 얼굴을 까무잡잡하고 못 생기고 축구만 요정처럼 하는
사람들인줄 알았는 데, 그 사람은 백인이었다.
그리고 매너도 있다. 여자들만 보면 짐을 들어 주려고 하더라구.
(늑대라서 그런가? .. 아무튼 나는 남의 짐 안 들어준다. 내 몸도 힘들어.)
캐빈 코스트너처럼 생긴 아저씨라서 미국인인줄 알았는 데,
말도 어벙하고 행동도 어수룩해서 머리가 좀 모자란 사람인줄 알았다.
경제학을 전공하고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중앙은행에 근무하고 있단다.
브라질 경제가 다 말아먹어서, 미국에서 ELI수업 들으면서 영어 실력도 쌓고
유학와서 미국에서 살겠단다.
(지난 번에 만난 멕시코 친구랑 비슷하네.)
. YARTS(Yosemite Area Rapid Transpotation)
Yosemite 산골을 운행하는 버스다.
새벽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하루 두 번이라서 스케쥴 맞추기 쉽지 않은 데,
나처럼 차 없는 외국인은 별 수 없다.
YARTS 기다리느라 들어가는 데 하루를 보내고 나오는 데 하루를 보냈다.
지리산 3일 여행도 산 들어가는 데 하루, 나오는 데 하루 걸리지 사실 산타고 다니는 것 하루 잖아.
. Yosemite Bug Hostel
Yosemite에서 제일 싼 산장이다. Yosemite에 가면 리조트가 매우 많지만 다들 비싸다.
Bug Hostel의 통나무집에서 이틀밤을 보냈다.
새벽에는 꽤 쌀쌀하지만 샤워실도 있고 세면장도 좋다.
미국은 산 꼭대기에도 차가 다니고 화장실이 있어서 참 다니기 편하다.
환경파괴라고 할지도 모르겠는 데, 인구밀도가 낮으니 잘 훼손이 안된다.
사실 우리나라 관광개발이 환경파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은 땅이 좁아서지
한국 사람이 나쁜 사람들이라서는 아니다.
큰 땅에 도로 하나 내는 거랑 작은 당에 도로 하나 내는 것은 파괴율이 다르니까.
. Yosemite Bug Bus
산장에서 제공하는 하루짜리 투어밴을 타고 산을 돌아다녔다.
아침부터 가이드 겸 운전기사 아저씨가 1시간반이나 늦게와서 기다리다
판 나는 줄 알았다. 원래 동네 목수였는 데, 나이가 들어서 이제 힘든 일은
못하겠고 투어가이드로 전직한지 5일 된 아저씨였다.
동네 주민이라 그런지 순박하고 설명도 더 잘해줬다.
일행은 브라질인 1명, 일본인 1명, 홍콩사람 1명,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온 여대생 2명.
마을에 한 개 밖에 없는 초등학교, 쇼핑몰을 지나 1시간을 올라가니 Yosemite입구.
우리나라 국립공원처럼 입구에 차가 길게 늘어섰다.
20분 쯤 기다려서 겨우 국립공원 입구를 통과.
미국 국립공원들은 차 당 $10~20씩 입장료를 받는 다.
(한국은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문제로 말이 많은 데, 미국 국립공원이 훨씬 비싸다.)
투어가이드 아저씨는 동네 주민이라서 공짜.
미국 국립공원들은 동네 주민이거나 같은 주에 살거나, 평생회원을 가입하면 입장료가 싸진다.
. Mariposa grove
엄청나게 큰 나무들이 있다는 숲인데, 주차를 못해서 구경을 못했다.
바로 옆에 주차장이 있는 데 가득차버렸고, 멀리 차를 대고 걸어올라가려면 1시간도 넘게 걸린다.
. Sentinal Dome
바위로 된 봉우리인데, 올라가면 Yosemite의 멋진 풍경을 panoramic view로 구경할 수 있다.
저 멀리 연기가 모락모락나는 숲도 보이는 데, 몇 개월 전부터 산불이 나서 계속 타고 있단다.
엄청 큰 산불이라 요세미티를 다 태울뻔 하고 아직도 타고 있는 중.
큰 불길은 다 잡고 작은 거라서 그냥 냅두고 있단다.
. Glacial Point
3000ft 절벽을 내려다보면 매우 아찔하다.
투어가이드 아저씨의 친구가 그 전망대 공사에서 일을 했다는 데,
전망대가 완성된 후 그 절벽에서 뛰어내렸단다.
그런 망칙한 이야기는 왜 하는 건지.. 원주민 가이드라서 별 이야기를 다한다.
상업적이지 않고 순박하게 동네 이야기를 자세히 해줘서 더 좋기는 했다.
밑으로는 Merced River가 흐른다.
. Vernal fall
매우 멋진 폭포다. 계곡을 따라 1시간을 올라가면 나오는 폭포.
폭포 근처만 가도 mist(미세 물방울)가 날려서 매우 시원하다.
폭포 위로 물 웅덩이가 꽤 커서 사람들이 수영을 하고 논다.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다들 수영복을 가져와서 잠깐씩 물어들어 갔었다.
얼음처럼 차가워서 땀을 식히기는 좋지만 오래 들어가 있지는 못했다.
. 산사태
요세미티가 내가 구경가서 며칠전에 산사태가 나서 주요 도로가 폐쇄됐다.
그래서 혹시 관광을 못하는 건 아닌가 걱정했었는 데,
내가 구경하는 날 아침에 도로가 다시 개통됐다.
가끔 여름에 산사태가 날 때도 있고 겨울에는 눈이 엄청나게 와서
올라가기도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겨울에 가면 눈이 많으니 스키도 탈 수 있다.
. 통역
저녁에는 식당에 일본인 친구와 브라질 아저씨와 모여 수다를 떨었다.
둘 다 영어를 너무 못해서 서로 의사소통이 안됐다.
결국 내가 영어로 두 사람의 부족한 영어를 통역해야 했다.
일본인 : "아이 에무 니혼진."(I'm a japanese.)
브라질인 : "아~아아~이 엠 브라질리오느~" (I'm a Brazilian.)
일본인 : "What?"
브라질인 : "What?"
일본인 친구에게 러브레터(Love Letter), 공각기동대(Ghost in the shell),
춤추는 대수사선 - 레인보우 브릿지를 사수하라를 봤다고 말하려고 했는 데,
녀석이 참 못 알아들었다. 일본 개봉명은 영어가 아니었을 테니, 알리가 없지.
브라질 아저씨와는 당연히 축구이야기를 열심히 했다.
경제학전공이라 한국이 IMF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것도 알고 있었다.
. 새벽의 도주
요세미티를 떠나는 날은 새벽 5시 반에 일어나야 했다.
산을 내려오려면 6:30분에 있는 버스를 타야했기 때문이다.
(다음 버스는 12시간 뒤.)
그런데 이 녀석 2시간을 기다려도 안 오는 거다.
계곡이라 해도 늦게뜨고 추워 죽는 줄 알았다.
영국인 2명, 프랑스인 2명과 함께 담요를 덥고 기다렸다.
심심해서 프랑스인들과 보드게임 set도 하고 햇반도 하나 까먹었다.
(set은 말 안 통해도 할 수 있는 게임이잖아.)
햇반은 전자렌지에 안 데워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날 산장에서 만난 한국인 가족이 햇반 2개와 김을 주고 갔다.)
일요일 아침에는 원래 버스가 쉰단다.
(그럼 일요일에는 저녁 6시30분에만 버스를 탈 수 있다는 건가.. 쩝.)
이리저리 다른 버스를 타고 좀 더 큰 마을로 와서 어떻게
산을 내려갈지 궁리하고 있었는 데,
산타할아버지처럼 생긴 미국 할아버지 한 분이 차를 태워줘서 무사히 내려올 수 있었다.
(말하자면 히치하이킹이지.)
자기 아들도 한국에서 장교로 복무하고 있단다.
친절한 할아버지는 참 심심하셨는 지 길에 보이는 것들을 하나씩 설명해 주셨다.
"저건 말이지 옥수수 밭이고 저건 밀밭이야. 저것들은 포도."
시골에서 살아본 적이 없으니 밀인지 보리인지 멀리봐서는 내가 알 수가 없었는 데,
설명해주니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