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근시, 라식수술 뒤 망막박리 조심 |
[조선일보] 고도 근시인 성형외과 전문의 K(45)씨는 다이빙, 스킨스쿠버, 승마 등을 즐기는 스포츠광이다. 43세에 라식수술을 받은 이유도 좀더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서다. 수술 뒤 거추장스런 안경과 렌즈를 벗게 되자 S씨는 거의 매주말 바다로 달려가 스킨스쿠버를 즐겼고, 그것이 화근이었다. 지난해 스킨스쿠버를 다녀 온 다음날 K씨는 갑자기 시야가 뿌옇게 변했다. 응급실로 달려갔더니 ‘망막박리’가 생겼다고 했다. 망막박리란 안구 내벽에 단단히 붙어 있어야 할 망막이 마치 벽지가 벽에서 떨어지는 것처럼 분리되는 병이다. 망막이 분리되면 망막 기능이 급속도로 떨어지므로 신속히 수술을 받아야 하며, 자칫 잘못하면 실명될 수 있다. 다행히도 K씨는 재빨리 수술을 받아 실명 위기를 넘겼고, 지금은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있다. 많은 안과 의사들이 라식수술과 망막박리는 상관관계가 없다고 설명하지만 필자의 견해는 조금 다르다. 고도 근시인 사람은 정상인보다 망막의 변성이 훨씬 잘 생기고, 그 때문에 망막에 구멍이 생겨 망막이 박리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라식수술을 받았다고 해도 이미 진행된 망막의 변성이 호전되는 것은 아니므로 망막박리의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한다고 하겠다. 문제는 라식수술을 받고 시력이 좋아지면 대부분 활동성이 증가하게 돼, K씨처럼 그동안 꺼리던 과격한 운동을 더 자주하게 된다는 것이다. 과격한 운동은 직접·간접적으로 안구에 충격을 줘서 망막박리의 가능성을 높인다. 물론 망막변성증이 없는 경도나 중등도 근시인 사람은 다소 과격한 운동을 해도 상관 없지만, 시력이 -8 디옵터가 넘는 사람은 과격한 운동이 망막박리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최우정·예안과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