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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인의 하루 수입은 얼마?’ 황당 경험담 이어져
[국민일보 2004.08.28 02:20:09]

















‘걸인의 하루 수입은 과연 얼마나 될까?’경제가 어려워져서인지 길거리나 지하철에서 부쩍 노숙자와 걸인을 많이 보게되는 요즘. 그들의 수입이 과연 얼마나 될지를 놓고 생생한 경험담을 곁들인 토론이 벌어졌다.

토론은 우연히 걸인이 수북한 돈뭉치를 세고있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 한 네티즌이 이들의 하루 수입이 얼마인지 궁금하다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디브이디프라임(www.dvdprimr.com)의 ‘헉짱’ 회원은 우선 장애인이나 사회적 약자를 비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뒤 “지하철에서 오후 4시쯤 한 장애인 걸인이 40∼50만원 정도를 세어보고는 옆 칸으로 넘어가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며 “10칸짜리 지하철에서 한 칸당 5백원씩만 받고 하루 10번만 돌아도 5만원이다. 이만하면 웬만한 샐러리맨을 뺨치는 금액”이라고 허탈해했다.

글을 읽은 다른 회원들은 걸인들의 벌이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올리거나 구걸하는 사람들과의 황당한 경험담들을 쏟아냈다.

‘라키시스’는 “고등학생때 아르바이트 하던 곳으로 걸인이 매일 동전을 바꾸러 왔다”며 자신이 겪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그 걸인이 매장 앞에서 자장면을 먹으며 돈을 새는데 말이 안나올 정도로 많았다”며 “그가 갖고 있는 4개의 통장중 하나를 우연히 보았는데 그 안에는 약 3000만원 정도가 있었으며 나중에 알고보니 그는 연립주택 소유주였다”고 적었다.

‘플젝러버’가 소개한 내용은 더욱 황당하다.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쪽 지하로 들어가는 구간에서 단속반이 뜨자 앉은뱅이 걸인이 구걸하다 말고 마법처럼 일어섰다. 더구나 당시 난 그 걸인에게 돈 천원짜리 한 장을 준 상태여서 더욱 기가 막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한 그는 “단속반은 이들의 하루 매상(?)이 약 30만원 된다고 귀띔했다”고 전했다.

고급승용차에서 ‘구걸 도구’를 내리다 ‘딱 걸린’ 일화도 눈에 띈다. ‘가경동거실극장’은 “청주의 한 육교에서 바구니와 스피커를 놓고 구걸하던 분이 새벽에 그랜저에서 스피커를 내리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말했다.

지하철 공익근무요원이었다는 ‘neobutton’이 올려준 이야기도 상식을 뛰어넘는다.

“공익때 너무 많이 봐서 걸인들 벌이가 많다는 글이 올라와도 별로 놀랍지 않다”는 그는 “장애인증을 위조해서 가지고 다니던 한 대학생은 가방에서 80만원정도의 현금이 나왔다. 지하철 한칸에 약 5명의 사람이 천원씩 주고 10칸을 다 돌면 5만원이다. 그 전철이 2분에 한대씩 오고, 10칸 다 도는데 약 30여분이 소요가 되니 하루 투자하면 짭짤한 정도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회원들은 또 “공항에서 30대 정도의 아주머니 걸인이 돈을 달라고 해 거절했더니 팔뚝을 물었다”(망치맨), “목에 불우이웃돕기라고 상자를 걸고 대학로 횡단 보도에서 구걸하는 아주머니들은 다 가짜다. 돈통이 다 차면 어느 남자가 그 통을 바꿔간다”(cinemapapa)는 등 안좋은 추억담을 늘어놓기도 했다.

예상밖으로 걸인들이 돈을 많이 번다는 글이 이어지자 ‘소리아빠’는 “요즘 밥벌이도 힘든데 나도 역으로 출근 해볼까”라며 우스갯 소리를 던진 뒤 “그러나 걸인이 돈을 아무리 많이 번다고 해도 힘들게 번 소중한 돈이 아니니 별로 부럽지는 않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또 ‘SpotX’는 “굽은 허리에 미안해하며 껌을 내미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물건은 값이 두배라도 꼭 산다”며 “할머니 생각을 하면 안살 수 없다”고 적기도 했다.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자존심도 버리고 선택하게되는 구걸행위. 이마저도 몇몇 파렴치한 사기꾼들에게는 돈벌이 수단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세태다.

인터넷뉴스부 김상기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