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캠은 사실 PC방 초창기부터 잘 팔리던 물건인데, 나는 오늘 처음 샀다.
하나 사두면 어딘가 써먹을까 해서..
. MS lifeCam VX-3000
. 4.2만원, 130만 화소
그냥 휴대폰으로 찍는 거랑 비슷한 수준이다.
. 거울상
사람은 자신을 항상 카메라를 통해 보기보다는 거울을 통해 보기때문에 웹캠을 써보면
상당히 어색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럴 땐 좌우 반전을 켜면 자신이 보기에
그럴듯한 모습이 보인다.
. 렌즈 조정
14만원짜리 이상의 sphere에 들어있는 카메라들은 모터가 2개 이상 달려 있어서 상하, 좌우로 렌즈를 조정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그냥 보급형은 사람이 직접 카메라를 계속 만져줘야 한다.
정해진 자리에 있으면 상관없지만 위치 맞추기 생각보다 귀찮다.
Face Tracking 기능도 software로 구현된 것은 단지 화면 내에 있을 때,
얼굴을 확대해서 보여주는 것이지 렌즈가 회전하면서 얼굴을 쫓아오는 건 아니다.
. 배경
대부분 자취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배경이 생각보다 초라한 것을 느낄 수 있다.
변호사, 의사 같은 전문직 종사자들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기 때문에
배경에 서재를 꾸며두고 뭔가 그럴듯한 전문 서적들을 수백권두는 데,
우리는 켜보면 머리 뒤로 보이는 빨래감과 옷가지, 이불, 수건 등을 볼 수 있다.
촬영용 차단막(발, screen)을 하나 사서 천정에 달아서 내려야할 것 같다.
. 얼굴
아침에 면도를 했어도 저녁에 찍으면 수염이 덥수룩하다.
역시 방송에 나올 때는 화장을 진하게 해야한다.
다들 왜 뽀샤시를 하는 지 알 것 같다.
. 행동연구
과연 내가 컴퓨터를 할 때, 시선을 어떻게 처리하는 지, 어떤 표정을 짓는 지,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행동은 없는 지, 녹화해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녹화는 CPU를 많이 잡아먹는 일이라서 컴퓨터가 버벅거리게 된다.
(동영상을 압축해서 encoding하는 작업이 꽤 많은 계산을 한다.)
듀얼 CPU는 되야할 듯 싶다.
. 대화
키보드를 손에 올리고 대화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다양한 제스쳐가 나오지 않는다.
손이 키보드로 부터 자유로워져야 제스쳐가 많아 진다.
동아시아인들은 원래 무표정하다.
불량하게 껌이라도 하나 씹어줘야 얼굴근육이 움직이는 걸 볼 수 있다.
그리고 가끔 풍선껌도 불어줘야 겠지.
. 시야각
보통 카메라는 모니터 위에 달기 마련이다.
모니터 가운데 달면 좋겠지만 거기는 이미 모니터가 있으니까 어쩔 수 없다.
그런데 모니터는 보통 사람에게 너무 가까워서 큰 제스쳐를 하면
카메라에 몸 동작이 다 들어오지 않는 다.
보통 어깨 넓이 ~ 어깨넓이 2배로 잡히기 때문에 팔을 벌리는 동작 같은 것은
팔이 절반은 안 보인다.
따라서 카메라가 광각렌즈를 가진 것이 더 괜찮은 모습을 보여준다.
표준렌즈는 사람의 눈보다 시야각이 훨씬 좁다.
. 제어권 위임
진정한 웹캠이라면 대화시에 웹캠의 렌즈 제어권을 내가 아닌 상대방에게 줘야하지 않을 까?
그렇게 해야 내 웹캠이 상대방의 눈을 대신하는 역할을 할 수 있어서 좀 더 자연스런 화면이 될 수 있다.
서로 상대방의 웹캠을 제어하면서 원하는 곳에 최적의 시선을 두는 것이다.
대화 뿐만 아니라 recording시에도 뭔가 행동을 하는 사람이 카메라맨까지 한다는 것은 너무 힘들다.
. 블루스크린
웹캠과 함께 파란색 바탕의 벽에 걸 수 있는 천을 같이 팔면 어떨까?
카메라, 블루스크린, 합성 소프트웨어가 있으면 배경을 맘대로 조합할 수 있다.
영화 특수효과들도 대부분 그런 방식으로 제작된다.
배경이 좀 더 재미있다면 사람들이 웹캠을 더 편한 마음으로 쓰지 않을 까?
카메라 쓸때마다 방을 치우는 건 귀찮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