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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SD 생활 7

2006. 7. 14. 12:37 | Posted by 속눈썹맨

. 인정
인정이 넘치는 것은 한국인만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인터넷이 안 될 때 고치려고 도와준 아랫방 미국인 친구.
같이 놀러다니면서 차도 얻어 탔었다.
그 외에도 이름도 모르는 기숙사 다른 친구들 차도 많이 얻어 탔다.

학교 잡화점에서 물건을 살 때도 10Cent가 부족해서 10달러짜리 지폐를 깨야
했는 데, 점원이 그냥 됐다면서 10Cent 깎아 줬다.

파티가서 안 먹고 앉아있으면 와서 햄버거도 좀 집어먹고, 저기 치즈 케잌도
있으니 좀 먹으라고 말해주는 미국인들도 있다.

지난 주에 캠퍼스에서 길을 잃고 지도를 보고 있을 때도 어디선가 나타나서
내게 다가와 도와준 사람도 있었다.
도와달라고 하지도 않았는 데, 지도를 보며 두리번거리는 내가 측은했나보다.

횡단보도를 기다리다가 저기 멀리서 스케이트보드를 타고온 꼬마가
괜히 신기한 듯 내게 말을 걸기도 하고, 주머니에 있는 사탕 하나 꺼내주면 참 좋아한다.

3살짜리 꼬마가 벤치에 앉아 있으면 손을 흔들어주면 꼬마도 같이 손을 흔든다.
옆에서 지켜보던 꼬마의 엄마도 웃는 다.

. 도량형(나를 기준으로 계산)
1인치 = 내 검지 손가락 한 마디
2피트 = 내 팔길이(손 끝 ~ 겨드랑이)
130파운드 = 내 몸무게(약 57~60Kg)

하지만 요즘은 미국도 여러단위를 복수로 쓴다.
자기들도 그게 국제표준 단위가 아닌 줄 아니까 말이다.
옷을 살 때도 inch, centimeter로 두 개 나오고
무게도 lb(found), Kg, g으로 다 표시된다.

그리고 맥도날드에서 음식이나 콜라 midium으로 시키면
우리나라 Large랑 비슷하거나 약간 더 큰 것 같다.
난, 항상 small로 골라야 할 것 같다.

. 젓가락
미국인들은 더 이상 젓가락 쓰는 동양인들을 신기하게 보지 않는 다.
오늘 내 친구를 놀래줄 겸, 가르쳐 줄 겸해서 나무 젓가락을 써봤는 데,
전혀 거들떠 보지도 않는 다. 미국 드라마를 보면 미국인들도
다들 회(스시)를 즐기고, 중국 메뉴를 하도 많이 먹어서 이제는 일상이 됐다.

학교 식당에도 소이빈 소스(간장), 나무젓가락이 항상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식사 중 한 끼는 쌀밥이 나오고 중국식 돼지볶음 비슷한게 나온다.
물론 쌀밥과 돼지 볶음은 매우 맛없다. 나는 그거 나와도 차라리 파스타랑 감자튀김 혹은 핫도그 먹는 다.

라면, 컵라면도 대부분 편의점에서 다 파는 것 같다.
Made in US라고 적혀있고 20Cent 밖에 안하다니.
가격과 맛이 정확히 비례한다. 군대에서나 나오는 세상에서 가장 싼 라면 그맛.
건더기 스프도 없으니 사서 파, 고추, 치즈, 김치, 햄, 깻잎, 참치, 익힌 쌀을 좀 넣어야 먹을만 해질 것 같다.
그러고보니 다른 건 다 먹어봤는 데, 학교 식당 음식에 '파'는 안 들어 가는 것 같다.
이탈리안 음식이 매 끼니 나오니 마늘은 나오는 것 같다.

. 유머
경제학 수업시간에 매번 졸리는 학생들을 위해 유머를 2개씩 들려주신다.

그런데 새로운 게 하나도 없다. 최불암 시리즈나 예전 MS(Microsoft) 빌게이츠 시리즈다.
반 쯤 들으면 무슨 얘기 할지 뻔하다.
역시 국제화된 세계라 유머도 그냥 번역한 것이었나보다.
사실 15년 전에 최불암 시리즈를 들을 때 정서에 안 맞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몇 개
있었는 데, 지금 영어로된 원래 버젼을 들어보니 다 이해가 된다.

어렸을 때, 유머 시리즈 책으로 몇 권씩 보고 PC통신 유머게시판에서
글 몇 천개씩 읽었었다.

드라마 Friends, 70's show를 열심히 보면 미국식 유머에도 꽤 익숙해 진다.
Communication과 media의 장벽을 넘은 이 시점에서 더 이상 접하지 못할
미국 문화는 거의 없는 것 같다.
어학연수 1년째인 여기 외국인(비미국인)보다 드라마와 영화를 1,000시간 본
내가 이곳 문화를 좀 더 잘 아는 걸 보면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