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조명] 조지 소로스·DJ정부 끈질긴 악연
엇갈린 평가…세계 금융 주무르는 ‘야누스’
외환위기 원인제공자이기도 한 조지 소로스는 전세계 금융계를 좌지우지하는 투기자본의 황제이자 헤지펀드의 대부이다. 그런 그가 외환위기 혹한에 몸서리치던 98년 위기극복의 동반자라는 호평과 함께 재등장, DJ정부의 융슝한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막강한 금융자본을 바탕으로 냉혹하리 만큼 아시아와 남미시장을 짓밟는 그가 유독 한국에서만 철학자로, 자선가로 평가받는 것은 외자유치에 골몰한 나머지 자기 안방을 내준 정부와 재계가 만든 허상일 뿐이다.
‘20세기의 마이다스’·‘세계 금융계의 큰손’· ‘유태금융 마피아 대부’·‘월가의 황제’ 등 수없이 많은 수식어를 이름 앞에 달고 다니는 조지 소로스 퀀덤펀드 회장이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서울증권 보유주식을 대거 처분해 총 298억원 이상을 한손에 거머쥐었고, 액면가 2500원 대비 60%에 달하는 서울증권 주식을 주당 1500원에 고액 현금배당하겠다고 발표해 서울증권 주식이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이변이 속출, 또한번 국내 언론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고액 현금배당을 포기하고 소로스가 일부 지분을 처분한 것과 관련해 증권가에서는 ‘전형적인 헤지펀드의 속성을 그대로 드러낸 행위’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런 소로스가 유독 한국에서만큼은 대접받는 인물 중 한 사람이며, 김대중 대통령의 많은 외국인 친구들 가운데 한 사람이라는 점을 안다면 등골이 오싹함을 느끼게 된다. 투기자본의 대부이자 환투기의 대명사인 소로스가 한국 대통령의 친구이자 한국을 외환위기의 깊은 수렁 속에서 건져올린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은 그의 최근 행보와 톱니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원자폭탄보다 무서운 금융폭탄으로 아시아와 중남미를 초토화시킨 장본인인 조지 소로스 회장이 이처럼 한국에서 대접받게 된 이유는 쓰라린 외환위기의 진입 과정과 탈출과정에서 살펴볼 수 있으며, 그가 어떻게 국내 금융시장과 기업시장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조지 소로스 회장과 DJ정부의 인연 그리고 야누스의 얼굴을 가진 소로스의 이중성에 대한 집중 조명을 통해 그의 실체를 들여다보았다.
소로스 회장의 서울증권 지분 매각과 고액 현금배당 발표는 사실 큰 이목을 끌 내용은 아니다. 오히려 그가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된 이유와 그간의 행적 그리고 감추어진 음모를 파헤치는 것이 더욱 중요하며, 이런 과정을 통해 그가 고배당을 마다한 채 서울증권 지분매각에 왜 나섰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98년 1월4일, 당시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는 경기도 일산 자택에서 조지 소로스 회장과 만찬을 가졌다. 외환위기 폭풍이 휘몰아치던 당시로서 DJ와 소로스의 만남은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실제로 이날 국내외 언론은 DJ의 일산 자택에 모두 모여 치열한 취재경쟁을 펼쳤고, 이 두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일단 두 사람은 한국의 외환위기 타개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한 걸로 알려졌으며, 이 자리에서 소로스는 “한국 외환위기는 미국 월가의 대 한국 투자마인드를 회복하는게 핵심”이라며 “내가 도울 수 있는 한 돕겠다”고 말해 경제난에 고통받던 우리 국민에게 일견 구세주처럼 비쳐졌다.
물론 DJ는 소로스의 이같은 답변에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 “모든 걸 국제기준에 맞추겠다”고 답했고, 이후 DJ는 해외로부터 투자유치를 위해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아온 각종 규제와 기준들을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대통령 당선자와 세계 금융계의 큰손이 한국의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협력을 약속하는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국민들에 커다란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외환위기가 무슨 연유로 닥쳤는지에 대해 살펴보면 이날 DJ와 소로스의 만남은 한편의 연극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소로스의 천연덕스러운 연기에 4천만 국민 모두가 속은 셈이다.
사실 외환위기는 국내외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형성된 위기다. 누가 특별히 잘못해서가 아니다. 그러나 외환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이 외환보유고의 고갈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놓고 볼 때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 회자되고 있는 음모론은 일견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소로스가 처음 한국에 발을 디디게 된 것은 1992년 말이었다. 물론 소로스라는 인물보다 소로스 그룹의 ‘소로스 펀드’가 먼저 상륙을 했고 약 4000억원에 달하는 투자자금이 한국에 집중적으로 쏟아 부어졌다.
그러나 1996년 천정부지로 치솟던 한국경제의 거품이 빠지기 시작하고 외환시스템에 잇따라 경고등이 켜지면서 소로스는 1996년 단돈 300억원만을 남겨놓은 채 모든 투자자금을 회수해 나갔고 1997년 싱가포르 역외선물환 시장에서 원화를 대량 매도해 원화가치 폭락을 불러일으켰다.
이와 때를 맞춰 외국인 투자자들 역시 보유하고 있던 한국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고, 한국은 깊고 깊은 외환위기의 수렁에 빠지게 되었다.
결국 한국의 외환위기 요인 중 소로스 역시 원인제공자 역할을 담당했고, 그가 한국만이 아니라 동남아와 남미에서도 똑같은 만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사실 소로스는 융슝한 대접을 받을 인물은 아니다.
오히려 태국 방문을 추진하다 신변 위협을 느껴 방문을 취소한 것처럼 한국에서도 소로스는 친구나 동지이기보다 적군에 가까운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런 그가 무슨 이유로 1998년 다시금 한국에 들어왔을 때 버선발로 나가 그를 반긴 이유는 무엇일까. 부족한 외환고를 채우고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8년 1월4일 DJ와 소로스의 만찬이 끝난 뒤 당시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소로스 회장은 한국이 재금융공사를 만들어 정부가 보증하는 전환사채를 국제시장에서 발행한다면 이를 매입해 한국에 투자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발표했다. 물론 DJ는 앞서 보도한대로 모든 것을 국제기준에 맞추겠다고 화답, 핑크빛 전망을 낳았다.
하지만 어떤 연유에선지 소로스는 바로 다음날인 1월5일 한국을 떠나면서 “재금융공사 설립을 제의한 적이 없고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채권을 발행하면 이자 때문에 외환이 부족한 한국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해외자본의 추가 차입보다는 외국투자가들을 주식시장으로 유인해야 한다”면서 “한국기업들은 증자로 부채비율을 낮추라”고 말해 기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바로 출국 기자회견에서 소로스는 투기자본과 헤지펀드의 속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리고 실제 소로스는 한국 증시에 대거 돈을 쏟아 부으며 증시열풍을 주도하기 시작했고 바닥을 모른채 하락했던 주가는 급격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또한 기업들은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증자를 실시했고 부실자산에 대한 매각에 나서는 등 IMF의 이행조건을 하나둘씩 밟아나갔다.
그런데 문제는 기업들이 증자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DJ는 과거 소로스에게 화답한 대로 국제기준에 맞춰 외국인들의 보유지분 한도를 풀어주었고 급속히 외국인 자본이 국내 기업들의 주식을 대거 사들이면서 사실상 외국인들에 의한 국내기업의 지배력은 절대화되었다. 그리고 이 틈을 소로스는 절묘하게 파고들어 서울증권을 인수, 자신의 속내를 감춘 약속이행이라는 가면을 뒤집어썼다.
그러나 뒤편에서 소로스는 야금야금 국내 기업들의 지분 인수와 매도를 통해 엄청난 차익을 챙기기 시작했고, 취약한 국내증시를 떡 주무르듯 주무르면서 자신의 의도대로 한국경제를 이끌고 갔다.
사실 소로스는 러시아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 대한 투자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기도 했지만 엄청난 피해를 보기도 했고, 소로스가 한국에 투자를 하기 시작한 것은 세계 각국에 대한 투자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를 만회하기 위한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의 이유도 없다.
그러므로 소로스를 마치 구세주인 양 평가하고 외환위기 극복의 동반자격으로 생각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생각이라고 금융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소로스는 투기자본의 속성대로 절대 손해 보지 않는 투자를 하는 인물이다. 어느 한 곳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그 손실을 메우기 위해 다른 한곳을 희생시키거나 또는 회생시켜 이득을 취한다.
이에 따라 소로스의 박애주의적인 기부활동 역시 의혹의 눈길을 받는다. 그리고 소박하기 그지없는 그의 사생활 역시 내면에 감추어진 ‘사악한 구세주’의 모습을 감추기 위한 행동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점에서 서울증권 고배당설 발표에도 불구하고 지분매각을 한 소로스의 처사는 분명 뭔가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 소로스의 서울증권 포기설과 자금회수설이 나돈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소로스는 언제라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보따리를 싸 하루아침에 등을 돌리고 떠날지 모르는 인물이다. 그리고 다시 소로스가 한국을 떠난다면 지난 외환위기와는 규모나 강도면에서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큰 파문이 일 것이 분명하다.
엇갈린 평가…세계 금융 주무르는 ‘야누스’
외환위기 원인제공자이기도 한 조지 소로스는 전세계 금융계를 좌지우지하는 투기자본의 황제이자 헤지펀드의 대부이다. 그런 그가 외환위기 혹한에 몸서리치던 98년 위기극복의 동반자라는 호평과 함께 재등장, DJ정부의 융슝한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막강한 금융자본을 바탕으로 냉혹하리 만큼 아시아와 남미시장을 짓밟는 그가 유독 한국에서만 철학자로, 자선가로 평가받는 것은 외자유치에 골몰한 나머지 자기 안방을 내준 정부와 재계가 만든 허상일 뿐이다.
‘20세기의 마이다스’·‘세계 금융계의 큰손’· ‘유태금융 마피아 대부’·‘월가의 황제’ 등 수없이 많은 수식어를 이름 앞에 달고 다니는 조지 소로스 퀀덤펀드 회장이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서울증권 보유주식을 대거 처분해 총 298억원 이상을 한손에 거머쥐었고, 액면가 2500원 대비 60%에 달하는 서울증권 주식을 주당 1500원에 고액 현금배당하겠다고 발표해 서울증권 주식이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이변이 속출, 또한번 국내 언론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고액 현금배당을 포기하고 소로스가 일부 지분을 처분한 것과 관련해 증권가에서는 ‘전형적인 헤지펀드의 속성을 그대로 드러낸 행위’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런 소로스가 유독 한국에서만큼은 대접받는 인물 중 한 사람이며, 김대중 대통령의 많은 외국인 친구들 가운데 한 사람이라는 점을 안다면 등골이 오싹함을 느끼게 된다. 투기자본의 대부이자 환투기의 대명사인 소로스가 한국 대통령의 친구이자 한국을 외환위기의 깊은 수렁 속에서 건져올린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은 그의 최근 행보와 톱니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원자폭탄보다 무서운 금융폭탄으로 아시아와 중남미를 초토화시킨 장본인인 조지 소로스 회장이 이처럼 한국에서 대접받게 된 이유는 쓰라린 외환위기의 진입 과정과 탈출과정에서 살펴볼 수 있으며, 그가 어떻게 국내 금융시장과 기업시장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조지 소로스 회장과 DJ정부의 인연 그리고 야누스의 얼굴을 가진 소로스의 이중성에 대한 집중 조명을 통해 그의 실체를 들여다보았다.
소로스 회장의 서울증권 지분 매각과 고액 현금배당 발표는 사실 큰 이목을 끌 내용은 아니다. 오히려 그가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된 이유와 그간의 행적 그리고 감추어진 음모를 파헤치는 것이 더욱 중요하며, 이런 과정을 통해 그가 고배당을 마다한 채 서울증권 지분매각에 왜 나섰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98년 1월4일, 당시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는 경기도 일산 자택에서 조지 소로스 회장과 만찬을 가졌다. 외환위기 폭풍이 휘몰아치던 당시로서 DJ와 소로스의 만남은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실제로 이날 국내외 언론은 DJ의 일산 자택에 모두 모여 치열한 취재경쟁을 펼쳤고, 이 두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일단 두 사람은 한국의 외환위기 타개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한 걸로 알려졌으며, 이 자리에서 소로스는 “한국 외환위기는 미국 월가의 대 한국 투자마인드를 회복하는게 핵심”이라며 “내가 도울 수 있는 한 돕겠다”고 말해 경제난에 고통받던 우리 국민에게 일견 구세주처럼 비쳐졌다.
물론 DJ는 소로스의 이같은 답변에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 “모든 걸 국제기준에 맞추겠다”고 답했고, 이후 DJ는 해외로부터 투자유치를 위해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아온 각종 규제와 기준들을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대통령 당선자와 세계 금융계의 큰손이 한국의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협력을 약속하는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국민들에 커다란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외환위기가 무슨 연유로 닥쳤는지에 대해 살펴보면 이날 DJ와 소로스의 만남은 한편의 연극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소로스의 천연덕스러운 연기에 4천만 국민 모두가 속은 셈이다.
사실 외환위기는 국내외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형성된 위기다. 누가 특별히 잘못해서가 아니다. 그러나 외환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이 외환보유고의 고갈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놓고 볼 때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 회자되고 있는 음모론은 일견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소로스가 처음 한국에 발을 디디게 된 것은 1992년 말이었다. 물론 소로스라는 인물보다 소로스 그룹의 ‘소로스 펀드’가 먼저 상륙을 했고 약 4000억원에 달하는 투자자금이 한국에 집중적으로 쏟아 부어졌다.
그러나 1996년 천정부지로 치솟던 한국경제의 거품이 빠지기 시작하고 외환시스템에 잇따라 경고등이 켜지면서 소로스는 1996년 단돈 300억원만을 남겨놓은 채 모든 투자자금을 회수해 나갔고 1997년 싱가포르 역외선물환 시장에서 원화를 대량 매도해 원화가치 폭락을 불러일으켰다.
이와 때를 맞춰 외국인 투자자들 역시 보유하고 있던 한국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고, 한국은 깊고 깊은 외환위기의 수렁에 빠지게 되었다.
결국 한국의 외환위기 요인 중 소로스 역시 원인제공자 역할을 담당했고, 그가 한국만이 아니라 동남아와 남미에서도 똑같은 만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사실 소로스는 융슝한 대접을 받을 인물은 아니다.
오히려 태국 방문을 추진하다 신변 위협을 느껴 방문을 취소한 것처럼 한국에서도 소로스는 친구나 동지이기보다 적군에 가까운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런 그가 무슨 이유로 1998년 다시금 한국에 들어왔을 때 버선발로 나가 그를 반긴 이유는 무엇일까. 부족한 외환고를 채우고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8년 1월4일 DJ와 소로스의 만찬이 끝난 뒤 당시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소로스 회장은 한국이 재금융공사를 만들어 정부가 보증하는 전환사채를 국제시장에서 발행한다면 이를 매입해 한국에 투자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발표했다. 물론 DJ는 앞서 보도한대로 모든 것을 국제기준에 맞추겠다고 화답, 핑크빛 전망을 낳았다.
하지만 어떤 연유에선지 소로스는 바로 다음날인 1월5일 한국을 떠나면서 “재금융공사 설립을 제의한 적이 없고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채권을 발행하면 이자 때문에 외환이 부족한 한국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해외자본의 추가 차입보다는 외국투자가들을 주식시장으로 유인해야 한다”면서 “한국기업들은 증자로 부채비율을 낮추라”고 말해 기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바로 출국 기자회견에서 소로스는 투기자본과 헤지펀드의 속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리고 실제 소로스는 한국 증시에 대거 돈을 쏟아 부으며 증시열풍을 주도하기 시작했고 바닥을 모른채 하락했던 주가는 급격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또한 기업들은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증자를 실시했고 부실자산에 대한 매각에 나서는 등 IMF의 이행조건을 하나둘씩 밟아나갔다.
그런데 문제는 기업들이 증자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DJ는 과거 소로스에게 화답한 대로 국제기준에 맞춰 외국인들의 보유지분 한도를 풀어주었고 급속히 외국인 자본이 국내 기업들의 주식을 대거 사들이면서 사실상 외국인들에 의한 국내기업의 지배력은 절대화되었다. 그리고 이 틈을 소로스는 절묘하게 파고들어 서울증권을 인수, 자신의 속내를 감춘 약속이행이라는 가면을 뒤집어썼다.
그러나 뒤편에서 소로스는 야금야금 국내 기업들의 지분 인수와 매도를 통해 엄청난 차익을 챙기기 시작했고, 취약한 국내증시를 떡 주무르듯 주무르면서 자신의 의도대로 한국경제를 이끌고 갔다.
사실 소로스는 러시아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 대한 투자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기도 했지만 엄청난 피해를 보기도 했고, 소로스가 한국에 투자를 하기 시작한 것은 세계 각국에 대한 투자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를 만회하기 위한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의 이유도 없다.
그러므로 소로스를 마치 구세주인 양 평가하고 외환위기 극복의 동반자격으로 생각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생각이라고 금융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소로스는 투기자본의 속성대로 절대 손해 보지 않는 투자를 하는 인물이다. 어느 한 곳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그 손실을 메우기 위해 다른 한곳을 희생시키거나 또는 회생시켜 이득을 취한다.
이에 따라 소로스의 박애주의적인 기부활동 역시 의혹의 눈길을 받는다. 그리고 소박하기 그지없는 그의 사생활 역시 내면에 감추어진 ‘사악한 구세주’의 모습을 감추기 위한 행동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점에서 서울증권 고배당설 발표에도 불구하고 지분매각을 한 소로스의 처사는 분명 뭔가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 소로스의 서울증권 포기설과 자금회수설이 나돈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소로스는 언제라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보따리를 싸 하루아침에 등을 돌리고 떠날지 모르는 인물이다. 그리고 다시 소로스가 한국을 떠난다면 지난 외환위기와는 규모나 강도면에서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큰 파문이 일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