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모살이, 뇌물, 인맥, 기강 해이…바로 잡아야" | ||||
네티즌들, 육군 진급비리 수사 계기 군 비리 폭로 잇달아 | ||||
미디어다음 / 취재팀 | ||||
실제로 다음카페와 미디어다음 제보란, 국방부 홈페이지 등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군이 고질적인 비리를 숙정하고 ‘깨끗하고 투명한 국민의 군대’로 거듭날 것을 촉구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25일 오전 다음카페 ‘한국군 개혁을 위한 시민모임’의 자유게시판에는 ‘식모살이 육군’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서 작성자인 예비역 육군 장교 김모씨는 “(진급과 관련한) 식모살이, 뇌물, 인맥 (잡기) 등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라며 “육군뿐만 아니라 해군, 공군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져 왔는데 사실은 사실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군 장교들이 군 자금이나 물자를 전용해 사용하는 군 기강 해이 사례들을 지적했다. 그는 "강원도에서 천만원씩 하는 나무를 뽑아다 경기도에 있는 육사 출신 사단장 공관에 심는 작업을 하는데 사단 공병대 정비대 장비들이 죄다 동원됐다"고 전했다. 그는 또 "사단장의 아내가 몰던 승용차가 서울시내에서 고장이 났는데 해당 최전방 사단의 5톤 견인차가 출동했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김씨는 “언론에 끊이지 않고 오르내리는 군 출신 부패혐의자의 대부분이 육사 출신”이라며 “관행과 융통성이라는 미명 아래 저질러지는 이들의 부패와 부정은 북한 군대보다 더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대통령이 육군을 탄압한다는 주장을 인정한다고 해도 육군 스스로 쇄신을 게을리해온 책임을 면치 못한다”며 “노 대통령을 욕하기 전에 육군을 먼저 비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까지 한 수도권 사단의 운전병으로 근무했던 한 예비역 병장(24)이 24일 미디어다음에 제보한 글도 군의 부패와 내부 기강해이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고 있었다. 이 제보자는 “지금 원스타 몇 명 잘못 뽑은 게 아주 큰 일인 양 떠드는데 그들보다 훨씬 실무를 많이 접하고 80만 육군 병사들과 생활하는 중간 간부들의 부패가 훨씬 더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괴문서에 나오는 식모살이는 장교들이 소령, 중령 때부터 익히는 진급 노하우 아닌가”라며 “소령급 간부 아내들은 대부분 사단장 부인들을 졸졸 따라다녔고 공관에 와서 날마다 설거지 하고 반찬 만들고 갔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군 장교들이 군 차량을 부당하게 이용하는 사례들을 문제 삼았다. 그는 “한 장교가 로또복권을 사겠다고 요청해 왕복하는 데 한 시간 남짓 걸리는 곳을 운전해 다녀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군 사령부의 한 중령은 훈련 기간에 차를 타고 다니며 함께 탄 소령과 하루 종일 땅값이 어떻다느니, 진급이 어떻다느니 하는 얘기 뿐이었다”며 “심지어 하루는 군사령부에 들어가는 길에 경기도 용인 지역 변두리에서 아파트를 보고 가자며 아파트 단지 내로 들어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 우스운 건 지금껏 수십 년간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고 바꾸려 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라며 “군을 이끄는 장성들이 이 같은 수 많은 일들을 다 겪으며 진급했으니 뭔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다면 밑바닥에서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주장했다. 그는 “군에도 아름답고 좋은 모습들이 많이 있지만 ‘발전’이라는 두 글자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안 좋은 모습을 발견하고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역 시절 당했던 구타 사건을 고발하는 글도 올라왔다. 24일 오후 국방부 홈페이지 열린게시판에 올라온 ‘국방부는 구타 사건 수사 안 하나’라는 글에서 ‘공군사랑’님은 자신이 공군 예비역 병장이라며 올해 초 공군 모 부대에서 구타 사건이 있었는데도 관련 당국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공군 홈페이지에는 구타 사건에 관한 글을 올려도 바로 삭제한다”며 국방부가 나서주기를 촉구했다. 한편 자신을 군인의 아내라고 밝힌 아이디 ‘군인가족’은 같은 게시판에서 군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평가받아 진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남편은 소령 한 번 달아보려고 매일 야근에 주말도 없이 일한다”며 “지금 주말부부인데 이제 남편이 더 첩첩산중으로 들어가야 할 판이라 이제 그것도 못할 형편이지만 진급을 몇 년 앞두고 있는 터라 끽 소리도 못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그는 이어 “육사 챙겨주기, 장군은 육사만 달기 관행으로 사고 있고 문제 있어도 육사 출신은 웬만하면 중령 이상은 단다”며 “(육사 이외) 타 출신들은 한 가지 흠집만 있어도 밥줄이 달랑 달랑하는데 이게 무슨 민주주의의 군대냐”고 반문했다. 그는 “평정과 연줄과 안면점수가 아닌 진정한 능력에 의한 평가를 하라”며 “(군이) 제발 좀 바뀌어 열심히 일만 하는 사람들 얼굴에 먹칠하지 말라”고 말했다. |